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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7-15 21:32
느낌이 있는 시 77- 도장골 아주머니(관산)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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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장골 아주머니


고향 도장골에서 작은 편지가 왔다
도장골 아주머니는 그리운 유년의 내 유모였다
늦둥이 막내의 투정을 넉넉히 받아주던 우리집 유모였다
편지 속 유모는 늘 
낡은 사진처럼 익숙한 시간에 멈춰 있다
기다리는 그리움들은
그렇게 잘 움직이지 않는다

편지 속 도장골에도 현실은 늘
호암지 낮은 안개처럼 지나간다
물참나무 그림자 따라
과수원 땀방울을 닦으며 가을이 진다
도장골 언덕은 여전히 작아도
대림산 가을 해는 제법 커 보인다
친구가 커 보이고
우리들도 커 보이고
고향 종소리는 더욱 커 보인다
수확 앞둔 과수원길 따라 도장골 저녁 연기가 커보인다

도장골 건너 저녁 달래강은
묵묵히 역사 속으로 쉬지않고 걸어가고
도장골 아주머니는
잡초 같은 내게 늘
언제든 의지할만한 유일한 긍정적 화초였다
그 도장골 아주머니가 그리운 유모 되어 낡은 편지를 보내왔다
그만 안나처럼 고부랑 할머니 권사가 다 되어서


<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