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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0-02-04 20:37
느낌이 있는 시 30- 사랑 풍경- 아버지(관산)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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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풍경- 아버지


아버지는 초혼(招魂)처럼 누우셨다
서울 명동 노련한 신경외과 의사는 생각 없이 아버지를 포기하였다
내가 만일 의사라도 탁월한 판단이었으리라
돌아서는 고향 길 비포장도로는 상여길처럼 멀기만 했다
아버지는 가볍게 하늘 가까이 눈만 멀뚱거렸다
내 평생 눈물의 절반이 고장난 수도꼭지처럼 흘러내렸다
포기는 의사가 하고 절망은 자녀들이 가져왔다
식물 인간 아버지의 팔다리는 썩은 나무 토막처럼 벗겨졌다
그래도 늘 고마워 그저 부둥켜안고 울음을 울었다
비스듬히 기대어 싱겁게 졸면서 나는
감정 없는 아버지 발을 가끔 게으른 눈물로 씻겼을 뿐이다
그 아버지가 바둑알 움직이듯 살아났다
명의(名醫)가 포기한 아버지를 하느님이 약간 불쌍히 여기셨다
다만 吳청원 9단과 사카다 본인방(本因坊)과 趙남철 국수를 통달하던
아버지의 실력 바둑을 내가
꺾을 수 있는 아주 쉬운 기회가 고맙게 찾아왔다
내 나이 든든한 10살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