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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26 18:27
서평: 양승훈, <창조연대논쟁: 젊은 지구론, 무엇이 문제인가?>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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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양승훈, <창조연대논쟁: 젊은 지구론, 무엇이 문제인가?>

Bookreview: Paul Yang, <Creation Date Controversy: A Critique on the Young Earth Creationism>

 

 

강성운

Sungwoon KANG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

& 서울광염교회

Vancouver Institute for Evangelical Worldview

& Seoul Light and Salt Church

 

 

(Received on October 1, 2016,

Accepted on December 7, 2016)

 

 

이 시대를 일컬어 정보의 홍수 시대라고 말한다. 그런 표현이 지나치지 않은 정도로 오늘날 우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다양하고 풍성한 정보들을 접하며 살아간다. 도서관이나 서점, 심지어 인터넷 공간에도 수많은 책들이 있고, 어떤 책은 단 몇 달, 아니 단 몇 일만에도 세상에 등장한다. 쏟아져 나오는 수많은 정보들에 쉽고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시대의 장점이지만, 아쉬운 점은 어떤 한 분야에 일생을 바친 장인의 작품을 발견하기는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만난 양승훈 박사의 저서 <창조연대논쟁: 젊은 지구론, 무엇이 문제인가?>(CUP, 2017)는 저자가 일생을 바친 연구서이기에 학문적 평가를 넘어서는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필자가 본서를 통해 감동을 받은 또 다른 이유는 본서가 학자의 진정한 양심 위에 서 있는 연구서이기 때문이다. 저자 본인이 밝히고 있듯이, 저자는 자신의 연구가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갔음을 알았을 때 자신의 과오를 스스로 고백하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며 방향을 전환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저자는 자신이 발견한 옳은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필자는 이 두 가지 이유로 인해 본서가 저자의 인생과 평생의 연구, 그리고 그 속에 담긴 고뇌와 사명이 어우러진 역작이라고 감히 평하고자 한다.

 

본서는 시중에서 우리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창조론 혹은 창조과학과 관련된 서적과들과는 분명히 다르다. ‘젊은 지구론’에 대한 비판서이면서 단지 비판에만 몰입하지 않고, 젊은 지구론의 실체에 대해 객관적으로 소개함으로 독자가 스스로 젊은 지구론에 대하여 판단할 수 있도록 돕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 본서를 접하기 전에는 젊은 지구론에 대한 충분한 지식 없이 막연하게, 혹은 감정적으로 접근했던 것이 사실이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알 수 있는 과학적 지식만으로도 도저히 지구의 연대를 6,000년 정도로 보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 생각했을 뿐, 필자 스스로 젊은 지구론에 대한 반박할 수 있는 증거와 논리는 없었다. 그러나 본서에서 저자가 제시하는 방사성연대측정법 등 검증 가능한 과학적인 방법들과, 젊은 지구론의 논리적 허점을 명확하게 간파하는 저자의 통찰은 젊은 지구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을 정확히 판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필자와 같이 상식적으로는 젊은 지구론에 반대하지만, 정확히 어떤 근거에서 반대해야 하는지를 알지 못해서 혼란스러워 하는 독자들에게 본서는 매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본서의 내용을 살펴보면 창조연대의 연구에 있어서 저자의 탐구 범위는 매우 광범위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저자는 창조연대에 대한 고대로부터 현대까지의 관점을 폭넓게 살펴본다. 저자가 인용한 “지구는 얼마나 오래 되었는가? 이 대담한 질문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들보다 더 사람을 잡아끄는 문제는 별로 없다”는 홈즈의 말처럼, 비록 발전된 과학기술과 도구들이 없었음에도 고대로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인류는 끊임없이 창조연대를 밝히는 일에 관심을 가져 왔다. 흥미로운 사실은 기독교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는 고대의 유대 역사가 유세비우스를 비롯하여 대다수의 고대 학자들이 창조연대를 수만 년 이상 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상 압도적으로 많은 연구가들이 오늘날의 젊은 지구론을 주장하는 이들보다 훨씬 오랜 창조연대를 주장하고 있다는 사실은 오늘날 창조연대와 관련한 논쟁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음으로 저자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한 방사성연대측정법에 관심의 초점을 옮긴다. 저자가 창조론 논의에 있어서 방사성연대측정법을 도입한 것은 한국의 창조연대 연구 역사에 있어서 가장 획기적인 사건들 중 하나라고 평가할 수 있다. 저자는 본서 전체를 통해 과학을 성경의 적으로 규정하는 사람들에게 과학과 신학 혹은 신앙은 창조론 연구에 있어서 서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 협력해야 하는 동반자임을 강조한다. 그러므로 과학의 영역을 존중하고 그 결과를 선용하는 태도는 창조연대 연구에 있어 필수적임을 주장한다. 필자는 저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왜냐하면 과학 역시 하나님께서 당신을 알리시는 한 방편으로 우리에게 주신 것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과학적 방법론에 대한 열린 자세가 한국의 창조연대 논의에 있어서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게 했다는 사실을 우리는 정당하게 평가해야 한다. 하지만 이 일은 동시에 저자에게 가장 큰 시련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이 일로 인해 젊은 지구론자들로부터 집중적인 공격의 대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일은 한국의 창조론 분야에 꼭 필요한 일이었고, 물리학과 신학을 전공한 과학자이자 신학자인 저자에게는 주어진 소명과도 같은 일이었다. 한국의 창조론 연구계에서 저자가 시작한 과학과 신학을 아우르는 시도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고 더욱 풍성해지기를 바란다. 나아가 자연에 담겨 있는 창조의 희미한 흔적들을 찾아내고, 올바른 방법론을 사용하여 창조연대를 연구하는 일에 일생을 헌신할 수 있는 전문적인 학자들을 양성하는 일도 한국 교계에는 꼭 필요한 일이다. 반면 자신의 해석학적 틀에 갇혀서 명시적인 증거들에 눈을 감아버리는 게으른 편견은 더 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 책의 백미는 저자의 RATE 프로젝트 비판이다. 사실 RATE 프로젝트는 내용의 문제 이전에 태도에 문제라고 볼 수 있다. 만일 젊은 지구론자들이 정당한 자료들과 근거들을 통해 자신들의 주장을 펼쳤다면 얼마든지 창조연대와 관련하여 건전한 이론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지적한 바와 같이 젊은 지구론자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증거들과 연구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이들이 연구한 결과들을, 그것도 창조연대 논증과 별 관계가 없는 연구의 결과들을 문맥에 맞지 않게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태도가 젊은 지구론자들이 갖는 결정적인 문제이다. 왜 이런 안타까운 일이 발생했을까? 젊은 지구론자들은 창조연대 측정을 증거의 문제가 아니라 신념의 문제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젊은 지구론자들은 어떤 명확한 증거가 제시된다 할지라도 자신들의 입장을 조금도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유념해야 할 사실 하나를 생각해보며 글을 마치고자 한다. 학문의 현장은 전쟁터와 같아서 서로 대립하는 양측 중 어느 한 쪽이 상대방의 주장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기 전에는 비판의 쳇바퀴가 계속 돌아가게 되어 있다. 학자는 바로 이 점에서 깊은 고민을 하게 된다. 자칫하면 이 쳇바퀴 속에서 비생산적인 일에 소중한 시간을 낭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학자의 양심을 소유한 자라면 사실을 왜곡하는 주장에 대해 침묵할 수는 없는 일이다. 저자는 지금까지 학자의 양심을 따르는 길을 선택해 왔고, 상대편은 이에 대해 거칠게 반격해 왔다. 장기간에 걸쳐 이런 외로운 싸움을 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자의 다음 행보가 기다려지는 것은 늘 그래왔듯이 그에게서 발견되는 학자의 양심과 신앙인의 양심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강성운 목사는 서울대 종교학과, 총신대 신대원을 졸업하고 예장 합동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았다. “감자탕교회”로 알려진 서울광염교회 부교역자로 사역하다가 현재 안식년을 맞아 밴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VIEW)에서 공부하고 있다. 방자현 사모와의 사이에 1남 1녀를 두고 있다. 본 서평은 2016년 가을학기 VIEW 창조론 강의의 과제로 제출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