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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7-03-12 22:40
호킹의 『위대한 설계』에 대한 비판적 고찰
 글쓴이 : 최고관리자
조회 : 2,204  
호킹의 『위대한 설계』에 대한 비판적 고찰
                  A Criticism On Hawking’s The Great Design           


                            허정윤
                          케리그마신학연구원
                    E-mail address: djtelcome@hanmail.net
                              Jung Yoon Heo
                        Kerygma Theology Academy
                      Web site: http://www.kerygma.kr


Stephen Hawking suggests M-theory and ‘model-dependent realism’ that a whole universe can appear out of nothing. Author calls the theories as  ‘quantum-theoretical evolutionism’ or ‘Scientific Atheism’, and disproves them with many scientific data including E=mc² and the first law of thermodynamics. Finally Author proves scientifically the first-cause argument for the existence of God, and proposes to call it ‘Scientific Theism’.
 
Ⅰ. 서론
Ⅱ. 스티븐 호킹과 양자물리학적 진화론
    1. 스티븐 호킹
    2. 양자물리학적 진화론
    3. 궁극적 질문 3가지
    4. 자연법칙이란 무엇인가?
Ⅲ. 궁극적 질문에 대한 호킹의 답변과 비판적 검토   
    1. 왜 무(無)가 아니라 무엇인가가 있을까?
    2. 왜 우리가 있을까?
    3. 왜 다른 법칙이 아니라 이 특정한 법칙이 있을까?
    4. 다른 반론이나 증거들
Ⅳ. 결론


Ⅰ. 서론

  우리가 하늘을 바라보면 사람마다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사람들의 생각을 모두 헤아린다면 밤하늘의 별보다 많을 것이다. 우주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우리는 무엇이며, 또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질문들은 고대부터 인간에게 가장 오래된 수수께끼들이다. 그동안 이런 수수께끼들에 대한 해답은 여러 가지가 제시되었다. 그것들 중에 어떤 것을 선택하고 믿느냐에 따라 그 사람의 세계관이 달라진다. 따라서 우주의 기원에 대한 생각은 그만큼 중요하다. 호킹에 의하면 “우주와 생명의 기원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은 과거에는 철학과 신학의 영역이었으나 현대에는 과학의 영역이 되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찰스 세이프(Charles Seife)는 『현대 우주론을 만든 위대한 발견』에서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우주론의 대전환이 세 번 있었다고 한다. 첫째는 코페르니쿠스(Nicolaus Copernicus, 1473-1543)에 의하여 아리스토텔레스(Aristoteles, BC. 384-BC. 322)와 기독교의 신화적 천동설에서 지동설로 전환된 것이다. 두 번째는 허블의 우주 배경복사 발견에 의한 빅뱅 우주론이다. 세 번째는 빅뱅우주론 대신에 양자물리학에 바탕을 둔 현대 우주론이다. 천동 우주론은 벌써 폐기되었고, 빅뱅 우주론은 새롭게 수정되고 있으며, 현대 우주론은 아직 논쟁에 싸여있다. 현대 우주론을 주장하는 대표적 인물은 스티븐 호킹(Stephen W. Hawking)이다. 그는 양자물리학에 바탕을 두고 진화론을 주장하는 과학적 무신론자이다. 오파린(Aleksandr I. Oparin, 1894-1980)이 생명 발생의 근원이라고 주장한 물질을 호킹은 신의 개입 없이 무(無)에서 생겨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것은 고전물리학에서 3단계까지 발전했던 진화론이 양자물리학에서 한 단계 더 발전한 것이다. 이 논문은 호킹과 믈로디노프(Leonard Mlodinow)에 의해 『위대한 설계』에서 서술된 제4단계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을 비판적으로 고찰한 것이다.


Ⅱ. 스티븐 호킹과 양자물리학적 진화론 

  1. 스티븐 호킹

  스티븐 호킹은 갈릴레오 갈릴레이(Galileo Galilei, 1564-1642) 사후 300주년이 되는 날 1942년 1월 8일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그는 컴퓨터를 만드는 등 과학에 상당한 흥미를 보였다. 그는 1959년 의사인 아버지의 모교 옥스퍼드 대학교에 물리학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3년 뒤 케임브리지 대학교 대학원에 입학하여 우주의 블랙홀을 연구하였다. 호킹은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21살 대학원 때부터 루게릭병(근위축성 측색 경화증)을 앓기 시작하여 현재까지 휠체어를 타고 생활한다.
  호킹은 1974년 블랙홀이 느리게 입자를 방출하는 복사를 통해 에너지를 다 소모하고 나면 폭발한다고 예측했다. 이것이 그의 대표적 과학 업적인 ‘호킹 복사’ 이론이다. 호킹은 ‘호킹 복사’ 이론으로 물리학에 대한 공헌을 인정받아 곧 바로 왕립학회의 최연소 회원이 되었다. 왕립학회에는 새로 선출된 회원들이 명부에 직접 서명하는 전통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이미 걷기는 물론, 글씨도 제대로 쓸 수 없었던 스티븐 호킹에게는 매우 힘든 일이었다. 입회식 날 휠체어를 탄 호킹이 힘겹게 서명을 끝내자 사람들은 크게 축하해주었다고 한다.
  호킹은 로저 펜로즈(Roger Penrose, 1931- )와 함께 블랙홀의 성질을 이론적으로 규명해보려는 연구에 선구자 역할을 했다. 블랙홀 이론에 의하면 일반상대성 법칙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 큰 질량과 중력이 있는 반면, 그 크기는 너무나 작아 양자물리학의 법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특이성을 가진다. 호킹은 대폭발 이전에는 양성자 1개 크기의 공간에 10억t의 질량을 가진 작은 블랙홀과 같은 특이점이 형성되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호킹은 양자 중력과 양자우주론의 연구에도 몰두했다. 1977년 케임브리지대학교의 물리학 교수가 되었고, 1980년 아이작 뉴턴(Isaac Newton, 1642-1727)이 지냈던 루카스 석좌(席座) 교수로 임명되었다. 그는 “물리학의 종점”이 보인다고 선언하고, 그 이유를 초중력 이론(N=8)이 물리학의 모든 힘을 하나로 통일하는 ‘궁극의 이론’으로 판명될 가능성이 50%가 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초중력 이론에서 더 이상 성과를 거두지 못했던 호킹은 ‘만물의 이론’으로 새로 회자되기 시작하던 초끈 이론으로 연구 방향을 전환하였다. 그는 일반적인 우주론 및 블랙홀 이론을 다룬 연구 결과를 정리하여 1988년 『시간의 역사』를 출판했다. 이 책은 세계적으로 수천만부가 팔려 그에게 부와 명성을 안겨주었고, 그의 병을 치료하는데 크게 도움이 되었다. 그리고 2010년에는 『위대한 설계』를 출판했다. 호킹은 『위대한 설계』에서 그의 M이론이 ‘만물의 이론’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과학적 무신론자 호킹은 최근에 미국 CNN 방송과의 대담에서 “우리 행성을 떠나지 않고 1천 년을 더 생존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주로, 다른 별들로 퍼져 나가 지구의 재앙이 인류의 종말을 뜻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해서 눈길을 끌었다. 그는 “눈에 보이는 것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우주를 존재하게 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라"고 당부했다. 또 그는 “별을 올려다봐야지 발을 내려다보지 않아야 함을 기억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호킹의 이런 말은 그의 책을 읽어보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2. 호킹의 양자물리학적 진화론

  호킹은 양자이론이 과거의 어떤 이론들보다 나은 것이라고 주장한다. 호킹은 양자이론들 가운데서 파인만의 역사 합 이론을 인용하여 “한 시스템은 하나의 역사가 아니라 가능한 모든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물리세계의 특정 범위에 한해서만 관찰들을 타당하게 서술”하는 “다양한 이론들의 집합 전체”를 M이론(M-theory)이라고 말한다. 호킹은 M이론이 우주의 모든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궁극적인 만물의 이론”(the ultimate theory of everything)이 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모형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M이론이 아인슈타인이 꿈꾸었던 대통일 이론과 같은 것이라고 믿으면, 전적으로 오류에 빠지고 만다. 호킹의 M이론은 신의 개입에 의하지 않고 무(無)에서 자발적으로 다수의 우주들이 창조되었다고 예측하고 있다. 호킹에 의하면 우리는 그것들 가운데 우리와 같은 생물의 존재를 허용하는 우리우주를 선택했다. 그러므로 우리가 우주를 선택하는 것이 정당화된다면, 우리는 ‘창조자’라고 할 수 있다. 호킹은 우리가 창조자라는 그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방법으로 우리에게 설명을 하고 있다.
  과학적 무신론자인 호킹의 실재(實在) 이해와 물리학적 목표는 과학적 유신론의 아이디어를 가졌던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과 전혀 다르다. 아인슈타인은 ‘보이지 않는’ 신의 실재를 과학의 ‘숨은 변수’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인슈타인의 과학적 목표는 ‘숨은 변수’를 찾아 대통일이론을 완성하는 것이었다. 호킹은 양자이론을 적용하면, 과거의 아인슈타인과 현재의 우리의 생각이 모두 틀렸다고 주장한다. 호킹은 ‘우주를 가장 깊은 수준에서 이해’할 수 있는 그의 M이론을 우리에게 설명한다. M이론은 통상적인 의미에서 정리된 하나의 이론이 아니라 각 부분을 설명하는 이론들의 집합이다. 호킹에 의하면 “물리세계 전체에서 얻은 관찰들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단일한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호킹은 둥근 지구를 여러 장의 평면으로 나누어 표현하는 ‘메르카토르 투영법(Mercator projection)’과 같은 방법으로 M이론을 설명하기 위하여 ‘모형 의존적 실재론’(model-dependent realism)을 사용한다.
  호킹은 『위대한 설계』에서 고대 자연발생론에서 발전한 진화론의 마지막 퍼즐인 우주의 발생을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으로 서술하고 있다. 호킹의 우주론 모형은 빅뱅 이전의 특이점에 희미하게 남아 있던 신의 그림자까지 지워버리고, ‘우리’가 우주의 법칙을 선택한 창조자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우주론은 인간이 창조자가 되는 창조론이 된다. 호킹의 『위대한 설계』에 대해 꼼꼼하게 검증하지 아니할 수 없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3. 궁극적 질문 3가지

 호킹의 『위대한 설계』는 존재의 수수께끼에 대한 궁극적 질문 3가지에 대해 대답하는 것을 목적으로 서술되고 있다. 그것들은 다음과 같다
 
  1. 왜 무(無)가 아니라 무엇인가가 있을까?
  2. 왜 우리가 있을까?
  3. 왜 다른 법칙이 아니라 이 특정한 법칙이 있을까?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하기 전에 호킹은 그의 주장에 반대되는 철학과 과학 이론들을 비판한다. 호킹에 의하면 이런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 고대인은 “인간의 삶의 모든 면들을 멋대로 지배하는 신들을 발명”했다. 그때부터 “신들이 지배한다는 생각이 물러가고, 우주가 자연법칙들에 의해서 지배되며, 우리가 언젠가 해독하게 될 설계도에 따라서 창조되었다는 생각이 전면에 나서는 긴 과정이 시작되었다.” 탈레스(Thales of Miletus, BC. 624-BC. 546)에 의하여 시작된 서양철학은 뒤이어 수많은 철학자들이 나타나서 온갖 주장들을 쏟아냈다. 특히 아테네의 소크라테스(Socrates, BC. 470-BC. 399)가 시민들을 향해 ‘너 자신(의 무지함)을 알라’고 질타했고, 그의 수제자 플라톤(Platon, BC. 428/427-BC. 348/347)은 ‘무지는 악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면서, 지식을 사랑하는 철학의 기초를 집대성했다.
  호킹은 철학자들이 “인간의 법과 자연법칙”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했으며, 심지어 위대한 물리학자 케플러(Johannes Kepler, 1571-1630)조차도 물활론(animism)적인 믿음을 가지고, “감각을 가진 행성들이 그들의 ‘정신(mind)’에 의해서 파악한 운동법칙들을 의식적으로” 따르고 있다는 주장을 했었다고 비판한다. 관찰을 토대로 과학의 원리들을 발견했던 갈릴레오는 과학의 목적을 “물리 현상들 사이에 존재하는 양적인 관계들의 탐구”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갈릴레오는 신의 존재를 부정하지 못했다. 호킹에 의하면 르네 데카르트(René Descartes, 1596-1650)가 자연법칙의 개념을 최초로 분명하고 엄밀하게 제시했다. 그러나 데카르트는 자연법칙들은 변경 불가능한 것이라고 보았지만, 그 이유를 신의 고유한 본성에 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데카르트는 “세계는 신에 의해서 작동하기 시작하지만, 그 다음에는 신의 개입 없이 혼자서 작동.”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를 써서 중력과 세 가지 운동법칙을 제시한 아이작 뉴턴도 그와 비슷한 기계적 우주론을 생각했다. 과거의 과학자들이 존재의 수수께끼에 대한 자연법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함으로써 궁극적 질문의 답변에 실패했다고 지적한 호킹은 그의 견해를 제시한다.

  4. 자연법칙이란 무엇인가?

  호킹에 의하면 오늘날 우리에게 자연법칙(law of nature)은 “관찰된 일관성에 기초를 둔 규칙(rule)”이며, “서로 연결된 법칙들로 이루어진 더 큰 시스템의 한 부분으로 존재”하고, “대개 수학의 언어로 표현”되면서도, “그것들은 엄밀할 수도 있고 근사적일 수도 있지만, 이제껏 이루어진 관찰 사례들에서 예외 없이 성립해야 한다.” 인류 역사 전체에서 이와 같은 자연법칙에 기초한 과학은 최근에 발생한 것이다. 호킹에 의하면 자연을 지배하는 것은 신이 아니라, 자연법칙들이므로 이에 관련한 질문 3가지가 다시 제기된다.

  (1) 법칙들의 기원은 무엇일까?
  (2) 법칙들의 예외, 이를테면 기적은 존재할까?
  (3) 가능한 법칙들의 집합은 오직 하나뿐일까?

  이 중요한 질문들에 대해서 과학자들과 철학자들과 신학자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다루어왔다고 지적하면서 호킹은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그러나 호킹의 설명은 편향적 그의 주장에 따르도록 진행된다.

  (1) 법칙들의 기원에 대한 설명: 전통적으로는 갈릴레오, 케플러, 뉴턴, 데카르트와 같은 사람들이 신의 작품이라고 대답했다. 신은 기독교에서 법칙을 창조했을 뿐만 아니라, 법칙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하여 기적을 행할 수 있고, 법칙에 예외의 허락을 요구하는 기도를 들어주는 존재라고 믿는다. 데카르트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인간의 행동에 대해서는 ‘과학적 결정론’에 예외를 적용하려고 한다. 왜냐하면 데카르트는 인간이 ‘평범한 기계일 뿐’인 신체와 ‘과학법칙에 종속되지 않는’ 자유의지를 가진 영혼의 두 가지 요소를 가졌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대답은 신을 자연법칙들의 화신으로 정의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것은 수수께끼를 다른 수수께끼로 바꾸는 것에 불과하다.
  그렇다면 같은 논리에서, 호킹과 같은 사람들은 왜 자연법칙이라고 하면 수수께끼가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할까?
  (2) 법칙들에 대한 예외 설명: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법칙에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라플라스(Pierre-Simon, marquis de Laplace, 1749-1827)가 근대과학의 토대가 되는 ‘과학적 결정론’을 최초로 주장했다. 호킹은 우리의 생물학적 과정들은 물리학과 화학의 법칙에 의해서 지배되므로 우리의 행동은 행성의 궤도와 마찬가지로 결정’되어있다고 본다. 우리의 행위는 어떤 별개의 행위자가 아니라 알려진 과학법칙들을 따르고 있는 물리적인 뇌(physical brain)가 결정하고 있다. 호킹은 결국 생물학의 분자적 토대에 관한 지식 및 신경과학의 최근 실험들의 지식에 의하여 “우리는 생물학적 기계일 따름이고 자유의지는 착각에 불과한 것 같다”고 결론을 내린다. 그러나 호킹은 인간의 행동이 워낙 많은 변수들에 의해서 아주 복잡한 방식으로 결정되므로 실질적으로는 예측이 불가능하다고 본다. 따라서 호킹은 모든 과정들을 자세히 기술하지 않고 관찰된 특정 현상들만 모형으로 사용하는 유효이론을 채택한다. 호킹의 유효이론에 의하면, 인간에게는 제한적으로만 유효한 자유의지가 있다.
  자유의지를 착각이라고 한다면 그것에 대한 설명을 유효이론으로 얼버무릴 것이 아니라, 발생 원인까지 설명해야 한다. 슈뢰딩거(Erwin Schrödinger, 1887-1961)에 의하면 물질과 정신 사이에는 연관성이 발견되지 않는다. 호킹은 물리학자로서 생물학적 기계와 물리적인 기계와의 근본적인 차이인 자기의식에 대해서 이해가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3) 법칙들의 집합은 하나뿐일까?: 호킹은 우주와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자연의 원리들이 ‘필연적’ 신의 법칙이라고 믿었던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데카르트와 아인슈타인을 비판한다. 그리고 신이 기도를 듣고 법칙을 일시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다고 믿는 뉴턴과 기독교, 데카르트도 비판한다. 데카르트는 자유의지를 가진 영혼에 의해 사람들이 법칙의 지배를 받지 않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호킹은 마침내 라플라스에게 동의한다. 라플라스는 자연법칙이란 ‘예외가 없는 것’이므로 ‘우리는 생물학적 기계일 따름’이고, 따라서 우리의 ‘자유의지는 착각에 불과한 것’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킹은 인간의 행동에는 워낙 변수가 많으므로 유효이론을 핑계하여 ‘인간에게는 제한적으로만 자유의지가 있다’고 말한다. 호킹에 의하면 “바로 이것”이 “세상이 엉망진창이 되는 까닭”이다.
  결국 이런 전제 위에서 제시한 3가지 궁극적 질문은 호킹의 ‘위대한 설계에 의하여 ’신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법칙의 집합, 즉 M이론이 존재한다는 답변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이미 호킹이 주장하는 M이론은 ‘관찰된 일관성에 기초를 둔 규칙(rule)’으로서의 자연법칙이 아니라, 호킹의 자유의지에 따라 ‘엉망진창’으로 만들어진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호킹은 그의 답변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M이론을 구성하는 자연법칙들에 대한 설명에 책의 나머지 대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러나 이 논문의 목적은 호킹에게 과학법칙들을 배우고자 하는 것이 아니므로 바로 그의 궁극적 질문에 관련한 답변을 듣고, 이를 비판적으로 검토해보기로 한다.


Ⅲ. 궁극적 질문에 대한 호킹의 답변과 비판적 검토

  호킹은 첫 장에서 제시했던 존재의 수수께끼에 대한 3가지의 궁극적 질문을 마지막 장에서 답변한다. 호킹의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을 비판하려는 목적은 호킹의 ’3가지 궁극적 질문‘에 대한 답변을 검토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1. 왜 무(無)가 아니라 무엇인가가 있을까?

(호킹의 답변) 이 질문에 대해 호킹은 ‘최초원인’을 “신이 창조했다”는 대답을 부정한다. 왜냐하면 신은 “창조될 필요가 없는 존재를 인정하고, 그 존재를 신이라고 명명하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모형 의존적 실재론’에 의하여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이유를 설명하려고 한다. 그는 우리의 뇌가 “감각기관들에서 온 입력정보를 해석”하여 모형을 만들어낸다고 본다. 그는 이런 모형에 의존하여 만들어진 개념 이외에 우리가 알 수 있는 “실재는 없다”고 본다. 호킹에 의하면 “모형에 의존하지 않고 무엇인가의 실재 여부를 판단할 길”은 없다 그러므로 “잘 구성된 모형은 그 나름의 실재를 창조한다.”
  호킹은 실재와 창조의 성찰에 도움이 될 만한 예로 존 콘웨이(John Conway, 1937- )의 생명 게임(Game of Life)을 가져왔다. 호킹은 이 게임을 실제로는 “게임이 아니라” 결정론적(deterministic)인 “2차원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들의 집합”이라고 본다. 말하자면 생명 게임의 “처음 배열, 즉 초기 상태를 설정하면, 법칙들이 이후의 상태를 결정”한다는 것이다. 생명 게임의 법칙은 생존과 죽음과 새로운 탄생의 조건을 결정하는 3개의 법칙이 있을 뿐이다. 호킹에 의하면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이유는 초기 상태에서 결정된 이런 법칙들 때문이다.
 
-비판적 검토
  호킹은 무엇인가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하여 ‘최초 원인’으로서의 신의 존재를 부정한다. 그리고 콘웨이의 생명 게임과 같이 잘 구성된 모형이 실재를 창조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창조될 필요가 없는’ 신을 모형 의존적 실재론에 의하여 ‘법칙들의 집합’으로 바꾸어놓는다. 호킹의 주장은 원인과 결과를 뒤집어 놓는 것이다. 호킹의 모형 의존적 실재론은 실재를 서술하는 것이 아니라 거울에 비친 상(像)을 서술하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실재와 거울의 상(像)을 뒤바꿔 놓았다. 그렇다면 호킹에게 다시 질문이 제기된다. 호킹의 말하는 법칙과 모형은 어떻게 존재하게 되었는가? 왜 ‘최초원인’이 법칙과 모형은 될 수 있고, 신은 될 수 없는가? 모든 존재의 ‘최초원인’은 호킹이 말하는 것처럼 아무렇게나 바꾸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최초원인’이 없다면, 이후의 존재는 존재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중요한 것은 ‘최초원인’의 실재가 무엇이냐는 것일 뿐이다. 호킹은 ‘최초원인’으로 신을 대신하여 법칙과 모형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서 ‘모형이 실재를 창조한다’는 호킹의 주장은 궤변이다. 왜냐하면 이 말은 복제품이 원형을 만들어냈다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또한 그의 주장이 근거로 삼고 있는 양자이론에서도 아무런 타당성을 발견할 수 없다. 다만 호킹의 주장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은 그의 이론을 거울 상(像)으로 삼고, 이를 뒤바꿔 해석하면 실상(實像)이 된다는 것이다.
  모형 의존적 실재론에 의해 가장 잘 만들어진 최초 원인의 모형은 두 가지가 발견되었다. 창조될 수 없는 ‘최초 원인’의 첫째 모형은 열역학 제1법칙인 ‘에너지 보존법칙’에 의하여 발견된다. 열역학 제1법칙에 의하면 ‘우주 에너지 총량’은 창조된 것이 아니라 영구불변하게 보존되는 존재이다. 우주 에너지 총량의 존재는 과학적 법칙에 의하여 증명된 것이다. 그것이 없었다면 현재의 우주도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주 에너지 총량은 누가 창조했느냐고 질문할 수 없는 ‘최초 원인’이다. 현재의 우주는 그것이 변화해온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것의 일부로 형성되었으며, 그것의 한 부분을 구성한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자기의식도 결국에는 그것의 자기의식을 나누어 가지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최초의 ‘우주 에너지 총량’은 생명을 포함한 우주만물의 ‘최초원인’이다. 그것을 신(神)이라고 부른다면 ‘최초원인’으로서의 신에 대한 수수께끼는 더 이상 다른 수수께끼를 만들지 않는다.
  둘째는 동양철학의 시조인 노자(老子, BC. 579-BC. 499)의 도(道)사상에서 발견된다. 노자의 도(道)사상을 호킹의 ‘모형 의존적 실재론’으로 전환해보면, 우주의 ‘최초원인’은 유무(有無)이다. 유(有)는 과학적 개념으로 에너지 제1법칙(보존)에 의하여 불변하는 ‘우주 에너지의 총량’에 해당한다. 노자는『도덕경』에서 ‘무를 일컬어 천지의 시작’(無名天地之始)이라고 했고, ‘유를 일컬어 만물의 어머니’(有名萬物之母)라고 했다. 노자는 유무(有無)가 동시에 나왔으나 이름만 다르다고 말했다(此兩者同出而異名). 또한 노자는 무엇인가 존재하는 유(有)와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는 무(無)는 상생하고 있다(有無相生)고 설명했다. 노자에게 ‘최초원인’의 모형은 유무(有無)이다. 유무(有無)는 만물에 안과 밖이 존재하는 것처럼 동시적이면서 비분리적(非分離的)인 존재이다. 따라서 무(無)가 존재하지 않으면 유(有)도 존재하지 않는다. 노자의 유(有)는 ‘만물의 어머니’이므로 신이라고 부를 수 있다. 무(無)는 0(zero, nothing)이다. 그러나 무(無)는 유(有)가 자리하고 있는 곳이다. 그러므로 무(無)는 유(有)를 담고 있는 무한대(無限大)의 그릇으로 해석된다. 노자의 도(道)사상에 의하면 유무가 최초의 자연의 모습이다. 호킹의 모형 의존적 실재론에 의한 ‘최초원인’은 결국 우주 에너지 총량 모형과 노자의 유무(有無) 모형의 합일(合一)로 귀결된다. 두 개의 모형은 동일한 ‘최초원인’의 실재에 대한 과학과 철학의 해석적 차이에서 나타난 것일 뿐이다. 과학적 유신론은 이를 채택한다. 이를 근거로 과학적 유신론은 진리성을 확보하고, 따라서 과학적 유신론이 과학적 무신론을 비판하는 정당성이 확보된다.

  2. 왜 우리가 있을까?

(호킹의 답변) 호킹은 콘웨이의 생명 게임이 진행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을 관찰하면, “복합 대상들을 다루는 물리학을 온전하게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호킹은 콘웨이의 생명 게임에서 사용된 정사각형 패들이 우주에서 충분히 많다고 가정하면, 그것들은 지능과 자기복제 능력을 지닌 “보편적인 튜링 기계들(universal Turing machines)임을 증명”했다고 본다. 이를 근거로 호킹은 생명 게임의 룰을 따르는 입자들이 우주에 충분히 많다면 생명이 생겨날 수 있다고 설명한다. 호킹은 “살아 있는 존재”를 “크기가 유한하며 안정적이고 자신을 재생산하는 복잡한 시스템”으로 정의한다. 그렇다면 “약간 더 복잡한 법칙들은 생명의 속성을 모두 갖춘 복잡한 시스템을 허용할 것이다.” 이 말에서 보면 호킹은 더 복잡한 시스템에 의해 덜 복잡한 생명체 등의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호킹의 ‘더 복잡한 시스템’은 법칙들을 의미하는 것이지, 신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러므로 호킹의 말은 생명이 없는 존재가 생명을 허용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호킹의 주장은 고대 자연발생론의 수정판이다.
  호킹은 스스로 질문과 답변을 하면서 그의 생각을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처럼 표현한다. ‘복잡한 시스템이 하나의 대상으로 존재한다면, 그것이 자기 행동을 선택하고 결정할 수 있는 자기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호킹은 콘웨이 게임의 단순한 법칙조차 생명의 특징들과 유사한 것들을 산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고 전제한다. 그러므로 어떤 존재가 크고 복잡하다면, 설령 그 존재가 로봇일지라도, 그것은 자기의식에 의해 자기 행위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 의지를 지녔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호킹은 이 말이 “우리가 그 존재의 행동을 예측 가능하게 해주는 계산들을 할 능력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는 뜻이지 “자유의지가 그 존재의 근본적인 특징”이라는 뜻은 아니라고 부언한다. 결국 호킹에 의하면 ‘최초원인’이 되는 최고의 복잡한 존재는 결정론적인 법칙들의 집합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우리우주를 지배하는 근본법칙들을 선택했을까? 호킹에 의하면 콘웨이의 게임 세계에서처럼 우리우주에서도 법칙들이 우리우주 시스템의 진화를 결정한다. 그런데 호킹은 콘웨이의 세계에서 게임이 시작될 때에 우리가 대상들의 위치를 지정함으로써 우리는 창조자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우주의 “초기 상태를 선택하는 장본인은 바로 우리”라고 말한다. 이와 관련한 호킹의 말은 여기에서 일단 멈춘다. 그러나 호킹의 말은 콘웨이 게임에서 우리가 창조자인 것처럼 우리우주에서도 우리가 창조자가 된다고 비유적으로 암시하고 있다.

-비판적 검토
  호킹의 우주론 모형은 콘웨이의 생명 게임이다. 호킹은 생명 게임의 법칙(rule)과 우주의 법칙이 같은 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호킹의 주장은 비유를 넘어서 ‘비약’이다.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는 간단하게 생각할 수 있다. ‘최초원인’이 무엇이든지 그것에서 생겨난 우주가 있었고, 우주의 일부인 지구에서 우리가 생명을 획득했다. 과학적으로 진리는 간명하다. ‘최초원인’은 우주 에너지 총량이다. 그렇다면 우주 에너지의 총량이 빅뱅에 의하여 또는 다른 방법으로, 전부 또는 일부분이 현재 우주의 구성 물체로 나누어졌다고밖에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최초의 우주 에너지 총량에 이미 우리가 나누어가진 의식이 있었다는 것이 또한 논리적으로 추정된다. 그러므로 의식을 가진 우리 인간도 우주의 구성 물체이며, 우주 에너지 총량의 일부를 나누어 가진 존재라는 것이 합리적 논리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의식을 가진 최초의 존재를 신이라고 부르는 것이 과학적 이성에 전혀 위반되지 않는다. 그러므로 ‘최초원인’인 신이 콘웨이의 생명 게임보다 더 크고 복잡한 우주와 우리를 만들고, 우리에게 그의 의식을 나누어주었다고 논증해도 모순이 없다. 이 논증이 호킹의 주장보다 훨씬 더 설득력이 있지 아니한가? 
  호킹의 말을 좀 더 살펴보면, 그는 먼저 우리 인간은 ‘약간 더 복잡한 법칙들’에 의하여 ‘허용된’ 존재라고 말한다. 자유의지를 허용한 존재와 우리 인간들은 계산 능력이 부족한 우리에게 자유의지를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모두 법칙들에 의하여 존재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호킹의 말처럼 우주가 더 크고 복잡한 시스템이 하위 존재를 허용하는 시스템이라고 한다면, 가장 크고 복잡한 시스템은 곧 ‘최초원인’이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이 말은 무질서(엔트로피)는 증가한다는 열역학 제2법칙에는 위배되지 않는다. 그러나 진화론자인 호킹으로서는 ‘단순계에서 복잡계로 진화한다’는 진화 이론을 스스로 부정하는 말을 하고 있다. 호킹은 과학이론과 진화론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호킹은 우리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분명한 대답은 하지 않고, 콘웨이 게임의 초기 상태를 우리가 선택하는 것처럼, 우리우주에서도 우리가 초기 상태를 선택한 창조자인 것으로 암시했다. 이런 주장은 강한 인본원리 또는 파인만의 역사 합 이론에 의하여 허용되는 논리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우리우주의 초기로 돌아가서 근본법칙들을 선택했다고 양자물리학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는 사실과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결국 호킹은 우리에게 양자물리학적으로 우리 인간이 신(神)임을 믿고, 대신에 고전물리학적 신(神)을 부정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호킹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따져보면 일부러 과학법칙을 빙자하여 우리를 기만하고 있거나, 아니면 자가당착에 빠져 있는 것으로밖에는 볼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우주의 초기 상태에 존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3. 왜 다른 법칙이 아니라 이 특정한 법칙들이 있을까?
 
(호킹의 답변) 호킹은 우리의 세계를 기술하는 법칙들 가운데서 첫 번째 법칙으로  에너지 보존 법칙을 제시한다. 에너지는 시간이 지나도 불변(不變)하게 보존되는 양이다. 그러나 호킹에 의하면 “진공 에너지를 상수 0으로 설정할 수 있다.” 두 번째 법칙으로 물체는 반드시 0보다 큰 에너지를 가지고 있으며, 물체를 만들기 위해서는 일이 필요하다. 또한 일에는 반드시 에너지가 소비되어야 한다. 여기에서 호킹의 주장은 에너지가 물질이나 다른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될 수 있다는 ‘에너지=물질 등가 법칙’에 수렴되고 있다. 호킹은 우리가 최초의 물질에서 진화했다는 과학적 무신론자의 관점에서 “우리는 아주 어린 우주에 존재했던 양자요동의 산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호킹은 ‘에너지가 0인 진공’에서는 “그 어떤 에너지가 없어도 그 물체가 운동하는 상태로 창조”되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에 따라 호킹은 “물체들이 아무 곳에서나 발생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호킹은 “우주의 에너지 총량이 항상 0이어야 하고 물체의 창조에 에너지가 있어야 한다면, 어떻게 우주 전체가 무로부터 창조될 수 있을까?”를 상상한다. 호킹에 의하면 중력은 인력이기 때문에 “0보다 작은 음수”로 작용하며, 별과 같이 양수의 에너지를 가진 물체들에 수축 작용을 한다. 그렇게 되면 별이 붕괴하여 블랙홀이 되고, 블랙홀에는 양수의 에너지가 남는다. 여기에서부터 호킹의 상상은 비약한다. “이런 연유로 빈 공간은 안정적이다. 별이나 물체들은 무로부터 그냥 생겨날 수는 없다. 그러나 우주 전체는 그럴 수 있다.” “중력은 시간과 공간의 모양을 결정하므로 시공이 국소적으로는 안정적이 되고 광역적으로는 불안정이 되는 것을 허용한다.” 그러므로 “우주 전체의 규모에서 양의 물질 에너지와 음의 중력 에너지는 균형을 이룰 수 있고, 따라서 우주 전체의 창조에 제약이 없다.” 호킹에 의하면 우주는 중력과 같은 법칙이 있기 때문에 “자발적 창조”에 의하여 생겨났다. 따라서 “무로부터 자기 자신을 창조할 수 있고 창조할 것”이라는 ‘자발적 창조’가 바로 무가 아니라 무엇인가가 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그러므로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우주의 운행을 시작하기 위해서 신에게 호소할 필요는 없다.”
  호킹은 “우주에 관한 궁극의 이론은 일관되어야 하고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양들에 대해서 유한한 예측 값을 내놓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어떤 중력이론이든지 자연의 힘들과 물질 사이에 초대칭성이 있어야 유한한 양들을 예측할 수 있는데, M이론이 “바로 가장 일반적인 초대칭 이론이다.” M이론은 아직 유한성을 입증하지 못했지만, “스스로 자신을 창조하는 우주의 모형이 될 것”이다. 따라서 M이론이 관찰에 의해서 입증된다면, “아인슈타인이 발견하기를 원했던 통일이론”이며, “자연의 기본입자들의 집합체에 불과한” 우리 인간이 발견하는 ‘위대한 설계’일 것이다. 결국 호킹의 주장에 의하면 그의 M이론이야말로 우리 우주와 우리 인간을 만들어내기 위하여 있어야 할 ‘위대한 설계’이고 특정한 법칙이다. 
   
-비판적 검토
  호킹은 우주에서 에너지가 불변한다는 사실을 설명하고, 진공의 에너지 상수를 0이라고 가정했다. 여기에서 호킹은 ‘에너지가 0인 진공’이 무(無)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주장은 비현실적이고 비상식적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우주에서 ‘진공’은 에너지는 있지만 물질은 없는 곳으로, ‘빈 공간’은 에너지와 기체는 있지만 다른 형태의 물체는 없는 곳으로, 그리고 무(無)는 물질은 물론 에너지조차 존재하지 않는 우주 바깥으로 이해한다. 그렇다면 호킹의 주장은 왜곡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킹은 ‘에너지가 0인 무’(無)에서 물체들이 발생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서슴없이 주장한다. 이런 주장은 과학적으로도 성립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에너지 보존 법칙과 에너지 물질 등가의 법칙(E=mc²)에 의해서 에너지가 0인 곳에서는 물질도 0일 것이고, 에너지가 없는 곳에서는 물질이 생겨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양자이론에서는 물질과 에너지가 쌍생성하거나 쌍소멸하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다. 더욱이 호킹은 에너지가 0보다 작은 경우에도 운동하는 물체가 창조될 수 있다고 있다고 말한다. 왜냐하면 ‘중력 에너지’가 음수로 표현되기 때문이다. 이 말은 재료가 없이 무엇이나 만들 수 있다는 말과 다를 바가 없는 궤변이다.
  중력의 인력(引力)을 음수로 표현하는 것은 물리학적 계산을 위한 목적에서 척력(斥力)을 양수로 표현하는 것에 대한 수학적 약속에 불과하다. 실제적 운동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중력을 음수로 표현하는 것, 즉 그 에너지가 0보다 작다는 것은 방향이 반대인 것을 표현하는 부호의 기능일 뿐이다. 이를 뒤바꿔서 쓴다고 해도, 우주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중력은 우주 전체에 분포하는 물체 상호간에 작용하므로 우주에는 에너지가 0인 곳이 없다. 중력이 0보다 작게 음수로 표현되는 곳은 블랙홀이 있다. 중력 에너지가 0이라면 그곳은 우주 밖의 공간이다. 그곳은 노자의 유무(有無) 우주 모형에서 무(無)의 부분이고, 우주 에너지 총량을 담고 있는 그릇이다. 중력은 우주에서 별들끼리 만유인력으로 상호작용한다. 우주 비행사를 훈련하는 무중력실은 인공적으로 척력을 만들어 중력과 상쇄시킨 작은 공간이다. 그렇다고 그곳에서 물질이나 우주가 생성되는 사실이 관찰되었는가?
  물리학에서 물질과 에너지가 실제로 0(zero)이 되는 조건은 단 하나뿐이다. 그것은 절대온도가 0K로 되는 경우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인간은 어떤 방법으로도 절대온도 0K를 만들어낼 수 없다. 절대온도 0K는 모든 물질과 에너지가 완전히 사라진 상태에서만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주 밖의 무(無)에서는 절대온도 0K라고 추정한다. 왜냐하면 무(無)에서는 에너지도 물질도 없기 때문이다. 절대온도 0K에 가까운 초저온으로 접근할수록 물체는 초유체(超流體)가 되면서 물질의 특성이 점차적으로 해체된다는 사실이 관찰된다. 우주에서 이와 반대되는 현상은 빅뱅이다. 빅뱅의 초고온에 의해 생성되었던 에너지와 물질의 초용융체(超熔融體)가 식으면서 일부는 에너지로 일부는 물질로 나눠졌다. 그러므로 우주의 물질은 최초에 빅뱅에서 온도가 떨어지면서 형성된 것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절대온도 0K의 상태에서 온도가 상승하면서 생성된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여기서 한 가지 중요한 우주론적 함의를 발견할 수 있다. 의식을 가진 신이 극단적 초고온이나 절대온도 0K 상태에 스스로 뛰어들지 않았을 것이라는 추론이 성립된다. 이 추론에 의하여 신은 비물질적 존재이며, 초월적 의식을 소유한 창조자로 나타나게 된다. 따라서 과학적 무신론은 물론 범신론, 범재신론 등은 근거를 상실하게 된다. 또한 신이 ‘보이지 않는’ 이유가 발견된다.
  호킹은 우주의 탄생을 위해서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우주의 운행을 시작하기 위해서 신에게 호소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호킹은 물론 어떤 인간도 우주의 탄생 순간을 보지 못했다. 호킹의 주장을 실험하기 위한 방법으로 우리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상자’를 이용할 수 있다. 호킹의 주장대로 우주 탄생의 순간을 상자에 넣고 사고실험을 하는 것이다. 무(無)에서 우주가 탄생하는 순간에 신이 도화선에 불을 붙이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정하기 위해서는 상자의 뚜껑을 열어보아야 한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라 우리가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각각 50%의 확률을 가진 것으로만 그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 왜냐하면 양자이론은 이런 실험에서 관측되기 전에 100% 부정하거나 인정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자인 호킹은 신의 존재 여부에 대해 각각 반반(半半)의 확률적 가능성조차 부정하고 있다. 이렇게 과학자로서 부당하고 왜곡된 행태는 과학적 무신론자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적인 성향이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무(無)에서 우주가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호킹은 무(無)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다는 사실이 발견된다. 호킹의 주장에 대해서는 폴 데이비스(Paul Davis)가 “무(無)에서 물질이 창조”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사전에 존재했던 에너지가 물질의 형태로 전환”된 것이라고 정확하게 설명하였다. 호킹은 에너지가 0인 진공과 무는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와다 스미오(和田純夫)에 의하면 우주론에서는 두 가지 무(無)의 개념을 사용한다. 첫째는 “공간도 아무 것도 없는 무”, 둘째는 “공간은 있지만 그 속에 물질이 아무 것도 없는 무(즉 진공)”이다. 그러나 “양자론에서는 완전한 무라는 것은 있을 수 없으며 요동이라는 개념을 사용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호킹의 진공과 무의 개념은 명백하게 오류이다. 따라서 ‘우리’가 양자요동의 산물이라는 호킹의 주장도 잘못되었음이 드러났다. 호킹은 양자론의 개념을 우주론에 확대 적용하는 오류를 저지르고 있다. 노자의 유무(有無) 개념에 의하면 와다 스미오의 첫 번째의 무도 잘못된 것이다. 왜냐하면 우주를 담고 있는 그릇, 즉 우주가 자리할 공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오류는 빅뱅에 의해서 시공간이 동시에 생겨났다고 생각함으로써 나타난 것이다. 과학적 유신론의 우주 모형에서는 ‘최초원인’으로 우주 에너지 총량인 유(有)와 그 바깥의 공간인 무(無)가 동시에 존재한다.
   
  4. 다른 반론이나 증거들

  한편 셸던 글래쇼(Sheldon Lee Glashow, 1932- )는 M이론의 바탕이 되는 끈 이론에 대해서 “실험에 의해 검증할 수 있는 형태로 예언이 전혀” 없고, “표준이론도 들어 있지 않”으므로 “이론이라기보다는 아주 훌륭한 꿈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10차원의 끈 이론을 근거로 1차원을 확장한 11차원의 M이론은 몽상가의 주장임이 분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호킹은 앞에서 “물체들이 아무 곳에서나 발생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는 가정을 하고 무(無)에서의 ‘자발적 창조’ 이론을 전개했다. 그러나 이것이 과학적으로도 틀렸다는 사실이 실험에서 입증되었다. 2013년 프랑스와 독일에서 실험의 결과가 보도되었다.

    독일 막스 플랑크 빛물리학 연구소의 실험- 진공은 물리학에서도 가장 특이하고
      흥미로운 개념에 속한다. 양자 수준에서 관찰한다면 진공은 비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자-양전자나 쿼크-반쿼크 쌍처럼 계속 나타났다 사라지는
      입자 쌍들로 채워져 있다. 이런 입자들은 진짜 입자들이긴 하지만 수명이
      지극히 짧다.

    프랑스 파리 12대학의 실험- 진공의 투과성과 유전성(誘電性)이라 불리는 진공의
      자화(磁化) 및 분극화, 그리고 유한한 빛의 속도를 설명하는 상세한 양자
      메커니즘을 처음으로 구축했다. 이 연구는 진공 상태에서 단위 체적 당
      한정된 수의 순간적인 입자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다.

  위 실험에서 입증된 사실은 호킹이 이 책을 쓴 이후에 밝혀진 것이므로 호킹의 무지의 오류를 전적으로 비난할 수는 없다. 그러나 호킹이 『위대한 설계』에서 서술한 바와 같이 물질이 무(無)에서 생겨났다는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은 모두 허위였다는 비난을 피하기는 어렵게 되었다. 결국 무(無)에서의 ‘자발적 창조’를 주장하는 호킹은, 이제까지 과학적 무신론자들이 예외 없이 저지르고 있는 것처럼, 자기 주장을 합리화하기 위하여 과학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 공상적 논리를 전개하고 있었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고 본다.


Ⅳ. 결론

  양자물리학적 해석에 의하면 관찰되지 아니한 것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서는 과학이 아니라고 규정된다. 그러나 호킹에게 양자물리학은 자신의 ‘위대한 설계’에 의해서 해석하는 것에 불과하다. 호킹은 관찰한 사실도 없이 강한 인본원리와 파인만의 역사 합 이론을 이용하여 인간을 신의 자리에 올려놓았다. 호킹의 M이론은, 아직 입증되지 않았다고 스스로도 인정했지만, 그가 자연법칙이라고 주장하는 모든 이론들을 그저 얽어놓은 것으로만 보인다. 호킹의 『위대한 설계』는 결국 양자이론을 왜곡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양자물리학적 진화론의 전개에도 실패하고 있다.
  이제 두 가지 우주 모형이 제시되었다. 첫째는 호킹의 M이론에 의하여 무(無)에서 생겨난 법칙들 또는 우리 인간이 우주를 만들었다고 주장하는 과학적 무신론의 우주 모형이다. 둘째는 과학적 무신론의 우주 모형을 거울삼아서 의식을 가진 신이 존재하는 우주 에너지 총량과 그것을 무(無)가 둘러싸고 있다고 보는 과학적 유신론의 우주 모형이다. 어느 모형을 선택할 것인지는 결국 자기의식을 가진 각자의 몫으로 남는다.
 
참고문헌

노자. 최진석 역. 『도덕경』. 고양시: 소나무, 2014.

Baggott, Jim. 박병철 역. 『퀀텀 스토리』. 서울: 반니, 2016.
Davis, Paul. 류시화 역. 『현대물리학이 발견한 창조주』. 서울: 정신세계사, 1988.
Hawking, Steven. and Mledinow, Leonard. The Grand Design. New York: Bantam Books,                                        2012.
------------------------------전대호 역. 『위대한 설계』. 서울: 까치글방,  2015.                                         
Seife, Charles. 안인희 역. 『현대 우주론을 만든 위대한 발견』. 서울: 소소, 2006.

和田純夫(와다 스미오). 강금희 역. “우주탄생의 비밀”, 『137억년의 진화와 변천-우주는 무(無)에서 태어났다』 Newton Highlight 24. 서울: 뉴턴 사이언스, 2014. (42-59).
Glashow, Sheldon Lee. 강금희 역. “질량은 왜 존재하는가?”, 『소립자란 무엇인가?』 Newton Highlight 55. 서울: 뉴턴 사이언스, 2016. (100-105).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01&aid=0006166717(「연합뉴스」 보도기사문 2013-03-26. 09:48)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11/18/0200000000AKR20161118115000009.HTML?input=1179m(「연합뉴스」 보도기사문, 2016. 11. 18.)